[음악]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앨범 10선 下

2024. 3. 17. 22:55취미/음악

5. Absolution - Muse

Absolution(2003)

# 제목 비고
1 Intro  
2 Apocalyse Please  
3 Time Is Running Out 타이틀곡
4 Sing for Absolution  
5 Stockholm Syndrome  
6 Falling Away with You  
7 Interlude  
8 Hysteria  
9 Blackout  
10 Butterflies & Hurricanes  
11 The Small Print  
12 Endlessly  
13 Thoughts of a Dying Atheist  
14 Ruled by Secrecy  

 

 Green Day와 함께 모든 스쿨밴드의 우상, Muse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밴드이다. 전설적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WOW) 플레이어 Drakedog, 통칭 '용개'가 본인의 캐릭터를 삭제하며 깔았던 음악 「Plug in Baby」로도 유명한 이 밴드의 음악은 수많은 게임 행사나 스포츠 행사, 예능에서 사용되기도 했다.

 

 RHCP와 함께 내가 베이스를 택하게 된 또 다른 계기가 된 앨범이기도 한 것이, 이 앨범의 수록곡 「Hysteria」는 매력적인 베이스 리프로 유명한 곡이다. 베이스 기타에 퍼즈(Fuzz) 이펙터를 걸어 마치 기타와도 같은 리프를 뽑아냈던 이 곡과, 그리고 Muse의 노래 중 가장 유명한 「Time is Running Out」의 시작 베이스 라인은 그저 근음(根音)을 받쳐주는 역할에서 벗어나 얼마든지 곡에서 자신의 매력을 뽐낼 수 있는 악기임을 알려주는 곡이었다.

 

 다소 음울한, Radiohead의 아류 취급을 받았던 -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평가를 받았던 - 이전 앨범들처럼 이 앨범 역시 여전히 Radiohead의 영향 아래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 다음 앨범인 『Black Holes and Revelations』부터는 키보드, 카오스패드 등 새로운 악기의 도입과 함께 보다 밝은 멜로디를 차용하면서 온전히 글램 Rock스러운 자신들만의 색깔을 찾기 시작했다.『The Resistance』, 『The 2nd Law』, 『Drones』, 『Simulation Theory』에 이르기까지(아쉽게도, 가장 최신 앨범인 『Will of the People』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 이후 앨범들에도 수많은 히트곡들이 있고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곡들도 너무나도 많지만, 몇 가지만 꼽는다면  쫀득한 드럼 비트와 어우러지는「Supermassive Black Hole」, 베이스 슬랩을 잘 활용하고 깔끔한 사운드의「Panic Station」, 가장 어려운 난이도의 기타와 베이스 솔로를 포함한「Reapers」를 추천한다.

 

 너무나도 오랫동안 들었던 밴드이고, 꾸준히 좋아했던 밴드였기에 언젠가 또 밴드를 하게 된다면 가장 카피하고 싶은 곡이 많은 밴드라고 할 수 있겠다. 가장 최신 앨범은 조금 아쉬웠지만, 여전히 내한을 하게 된다면 가장 가고 싶은 밴드 중 하나이다.

4.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 Oasis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1995)

# 제목 비고
1 Hello  
2 Roll With It  
3 Wonderwall  
4 Don't Look Back In Anger 노엘 갤러거 보컬
5 Hey Now!  
6 The Swamp Song  
7 Bonehead's Bank Holiday  
8 Some Might Say  
9 Cast No Shadow  
10 Shes' Electric  
11 Morning Glory  
12 Champagne Supernova  

 

 브릿 팝의 황제, Oasis는  이 시리즈에서 소개한 뮤지션들 중 가장 이질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무겁거나 강렬한, 혹은 다채로운 사운드로 귀를 유혹하는 그런 형태의 음악을 하는 밴드가 아니라, 감미롭고 부드러운, 어쩌면 가장 '듣기 좋은' 음악을 하는 밴드이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나에게 어쿠스틱 기타를 한 대 쥐어주고 가장 자신 있는 노래를 불러보라, 고 한다면, 아마도Don't Look Back In Anger」를 부를 것이다. 내가 악기를 접하고 가장 먼저 익히게 된 팝송이 바로 이 곡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쇠락한 공업 도시 맨체스터에서 나고 자란 노엘, 리암 갤러거 형제를 주축으로 결성된 이 밴드는 여러 논란거리와 입담으로도 유명한데, 그 음악을 들어보면 도저히 그런 행보와는 매치가 되지 않는다. 힙합 열풍이 지나간 2020년대 초 대한민국에서 조금씩 고개를 들이미는 모던 Rock의 향기, 그 중에서도 좋게 말하면 안정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보수적인 사운드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Oasis의 색은 역으로 뚜렷하다.

 

 갤러거 형제의 불화 이후 이 밴드가 해체된 것은 너무나도 아쉽지만, 요즈음 갈라진 그들의 음악적 행보를 보면 오히려 더 잘 된 것 같기도 하다. 형 노엘 갤러거가 결성한 밴드 Noel Gallagher's High Flying Birds의 음악은 Oasis 때보다 더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고, 나머지 Oasis 멤버들이 결성한 Beady Eye도 그러했지만, 동생 리암 갤러거의 음악 역시 그 개개인의 색을 더 잘 드러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Oasis의 곡들 중에서는『Be Here Now』에 수록된 「Don't Go Away」, 『Don't Believe the Truth』에 수록된 「Let There Be Love」를 추천하며, 추가로  Noel Gallagher's High Flying Birds의 「The Death of You and Me」, 「In the Heat of the Moment」, 「While the Song Remains the Same」, 「You Know We Can't Go Back」과 리암 갤러거의 「For What It's Worth」, 「Once」, 「Everything's Electric」을 추천한다.

3. Appetite For Destruction - Guns N' Roses

Appetite For Destruction(1987)

 

# 제목 비고
1 Welcome to the Jungle 타이틀
2 It's So Easy  
3 Nightrain  
4 Out Ta Get Me  
5 Mr. Brownstone  
6 Paradise City  
7 My Michelle  
8 Think About You  
9 Sweet Child O' Mine  
10 You're Crazy  
11 Anything Goes  
12 Rocket Queen  

 

 LA 메탈 하면 Guns N' Roses를 빼놓을 수 없다. 슬래시의 유려한 기타 리프와 이지 스트래들린이 만든 멜로디, 에너지 넘치면서도 다양한 감성을 품고 있는 액슬 로즈까지, 이들의 음악성 역시 훌륭하지만 이들의 패션과 이미지가 Rock의 이미지에 끼친 영향도 꽤 지대하다. 탑햇에 웃통을 깐 채로 묵묵하게 레스폴을 치는 곱슬머리 남자는 슬래시에서 따온 것이고, 두건을 두른 금발의 잘생긴 난봉꾼은 액슬 로즈일 것이다.

 

 「Welcome to the Jungle」, 「Paradise City」에서 보여주는 에너지 넘치고 흥겨운 메탈 사운드도 흥미롭지만, 가장 위대한 기타 리프 중 하나로 손꼽히는 「Sweet Child O' Mine」의 오프닝 기타 리프야 말로  이 앨범의 핵심이 아닌가 싶다. Guns N' Roses가 거친 사운드로도 유명하지만, 그 경쾌함을 유지하면서도 기분 좋은 청춘을 떠올리기 좋은 사운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Use Your Illusion』에 수록된 「November Rain」은 매번 11월 비가 내리는 날이면 무조건 듣게 되는 대곡이며, 동 앨범에 수록된 「Don't Cry」역시 매우 훌륭한 곡이다.

2. Ride The Lightning - Metallica

Ride The Lightning(1984)

# 제목 비고
1 Fight Fire With Fire  
2 Ride The Lightning 타이틀
3 For Whom the Bell Tolls 헤밍웨이 소설 원작
4 Fade to Black 발라드
5 Trapped Under Ice  
6 Escape  
7 Creeping Death  
8 The Call of Ktulu 연주곡

 

 이 목록을 작성할 때, 3~10위까지의 앨범은 결정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짧다면 짧은 내 인생에 얼마나 많은 음악들이 영향을 미쳤던지, 그 목록 중에 단 10개를 추려내기는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1위 후보가 될 두 앨범은 이 목록을 짜기 전부터도 정해져 있었다. 내 플레이리스트에 앨범 통째로 들어있던 앨범은 단 두 개뿐이었기 때문이었다.

 

 Metallica는 메탈의 대명사나 다름 없는 밴드이다. 흔히 스래시 메탈 4대 밴드에 꼽히는 Metallica, Megadeath, Anthrax, Slayer 중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밴드이기도 하며, 가장 먼저 꼽히는 밴드이기도 하면서, Megadeath를 이끈 데이브 머스테인(Dave Mustaine)이 소속된 밴드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Metallica의 초창기 멤버였던 데이브 머스테인은 음악 교육을 받지도 않고 Metallica 1, 2집의 수많은 곡을 작곡하는 등 그 천재적인 재능을 뽐냈지만, 그 독단적이고 제멋대로인 성향 때문에 밴드 멤버들에 의해 해고되고 절치부심하여 만든 밴드가 Megadeath라는 것은 꽤나 유명한 이야기이다.

 

 2집에 해당하는 『Ride The Lightning』은 여전히 데이브 머스테인의 손길이 남아있는 음악이 수록되었지만, 1집 『Kill 'Em All』에 비해 가사도, 음악적으로도 원숙해졌음이 드러나는 앨범이다. 화성학을 제대로 배우고 바흐의 열렬한 팬이었던 클리프 버튼(Cliff Burton)의 영향인데, 앨범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다시피 파괴 성향을 드러내던 1집과 달리 헤밍웨이의 동명의 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For Whom the Bell Tolls」,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에서 영감을 받은 「The Call of Ktulu」, 성경의 출애굽기에서 모티브를 딴 「Creeping Death」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적 깊이를 보여주고, 클리프 버튼의 현란한 베이스 연주가 이 앨범에서 제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For a hill, men would kill, why? They do not know
언덕을 위해서, 사람을 죽인다, 왜? 그들도 모른다
Stiffend wounds test their pride
굳어진 상처가 그들의 긍지를 시험하지
(중략)
For whom the bell tolls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Time marches on
시간은 흘러가고
For whom the bell tolls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For Whom The Bell Tolls」

 

 내가 들었던 첫 메탈 앨범임과 동시에 은연중에 갖고 있던 메탈에 대한 고정관념을 박살내준 앨범이기도 하다. 물론 헤비메탈 답게 공격적인 사운드를 가지고 있지만, 문학적인 가사와 무게감 있는 연주, 톤과 드럼 비트로 인해 나는 이 앨범으로부터 메탈의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다. 심지어, 「The Call of Ktulu」와 같이 연주곡을 듣게 된 것도 이 앨범부터였다.

 

  물론 3집 『Master of Puppets』가 Metallica의 최고 명반으로 꼽히고,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앨범은 5집 『Metallica』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은 모든 곡들이 균형잡혀 있고 빠지는 곡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앨범을 꼽을 수밖에 없었다. 『Master of Puppets』의 「Master of Puppets」, 「Orion」과 4집 『...And Justice for All』의 「One」, 「To Live Is to Die」, 5집 『Metallica』의 「Enter Sandman」, 「Sad But True」까지 수많은 명곡이 있으니 일청을 권한다.

1. The Black Parade - My Chemical Romance

The Black Parade(2006)

# 제목 비고
1 The End.  
2 Dead!  
3 This is How I Disappear  
4 The Sharpest Lives  
5 Welcome To The Black Parade 타이틀곡
6 I Don't Love You  
7 House of Wolves  
8 Cancer  
9 Mama  
10 Sleep  
11 Teenagers  
12 Disenchanted  
13 Famous Last Words  
14 Blood 히든 트랙

 

 대망의 1위는 My Chemical Romance의 『The Black Parade』이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 「Welcome To The Black Parade」는 내게 언제 들어도 소름이 돋는 체험을 하게 한다. 처음 들었던 것은 아마 어느 동영상 사이트에서 체리 선버스트 레스폴로 팝송의 기타 리프 메들리를 치는 영상을 보던 중 이 곡의 기타 리프가 나왔던 것이었는데, 이 곡이 뇌리에 박힌 것은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의 장면들을 편집해 이 노래를 BGM으로 깐, 일명 'AMV'를 본 이후였다. '진격의 거인'이라는 작품이 가지는 '자유를 향한 갈망'이라는 메시지와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라는 이 노래의 테마가 기가 막히게 들어맞으면서, 나는 이 음악에 푹 빠지게 되었다.

 

 흔히 '이모 트리니티(The Emo Trinity)'라고 불리는 Fall Out Boy, Panic! At The Disco와 함께 2000년대의 Rock 씬을 주도했던 My Chemical Romance는 그 분류대로 이모(Emo) 장르를 이끄는 밴드로 여겨졌지만, 그들 스스로는 이러한 분류를 거부하려고 들었다. 이모는 흔히 '중2병'이라고 일컫는,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청소년기의 감성을 건드리는 부분을 갖고 있었고, 특히 '검정', '죽음'으로 대표되는 키워드로 앨범을 구성한 3집 『The Black Parade』의 경우 그러한 점이 극대화되었지만, '이모'가 어떤 음악적인 장르 구분으로서 유효한 것이라기보다는 부정적인 문화를 대표하는 하나의 키워드로서 작용했기에 그토록 부정하려 했던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찌 되었든 역시 10대의 나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준 밴드였고, 이 앨범은 『Ride The Lightning』과 함께 전곡이 플레이리스트에 들어있는 단 둘 뿐인 앨범이다.

 

 '죽음'을 테마로 구성한 이 앨범은 서곡에 해당하는 「The End.」에서 주인공인 '환자'가 죽기 직전의 상태임을 암시하는 심장박동기 소리로 시작하며, 이어지는 「Dead!」에서는 삐- 소리와 함께 '환자'의 죽음으로부터 앨범이 시작한다.  이어지는 곡들에서도 꾸준히 죽음을 테마로 이야기하지만, 이 죽음은 단순히 부정적이고 슬프기만 한 경험이 아니라,「Welcome To The Black Parade」에서 '우린 살아갈 거에요(We'll Carry On)'라고 말하듯, 죽은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그의 의지를 이어받아 두려움을 넘어선다는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락발라드 곡 「I Don't Love You」와  암에 걸려 죽어가는 상태를 노래하는「Cancer」, 죽음을 기다리며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Disenchanted」에 이르기까지의 곡 구성이나, 마지막 곡 「Famous Last Words」에서 고조된 감정을 터뜨리며 희망적인 가사를 내뱉는 이 감정의 흐름 자체가, 이 앨범을 통째로 듣게 만드는 매력 포인트가 되겠다.

I am not afraid to keep on living
난 계속 살아가는 게 두렵지 않아
I am not afraid to walk this world alone
난 이 세상을 혼자 걸어가는 것도 두렵지 않아
Honey if you stay, I'll be forgiven
당신이 남는다면 난 용서받을 수 있어
Nothing you can say can stop me going home
내가 집으로 가는걸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어

-「Famous Last Words」

 

 비록 라이브 실력에 대한 이슈가 조금 있는 밴드(특히 보컬 제라드 웨이의 경우)지만, Welcome To The Black Parade」의 후렴부가 대부분 2옥타브 라, 시로 구성되어있으면서도 최고음은 3옥타브 도#에 이르는 고난도의 곡이고, 이러한 테마에 입각한 악곡 구성에 능하기 때문에 여전히 즐겨듣는 밴드이다.

 

 이들을 본격적인 스타덤에 오르게한 2집 『Three Cheers for Sweet Revenge』에 수록된 「Helena」, 「I'm Not Okay(I Promise)」, 「The Ghost of You」와 4집 『Danger Days: The True Lives of the Faburlous Killjoys』에 수록된 「Na Na Na」, 「Bulletproof Heart」, 「The Only Hope for Me Is You」역시 강력하게 추천한다.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10개의 앨범을 꼽아보았다. 이 순위에 들지 못했지만 내가 사랑하는 앨범과 뮤지션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고, 이 순위에 든 앨범들과 뮤지션들에 대해서도 충분한 이야기를 못한 것 같지만 다음에 기회가 될 때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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